캐나다 센세이션, 스티브 내쉬와의 만남
내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몇 안 되는 농구를 사랑하는 아이 중 하나였다. 원래 관심받는 걸 좋아했던 나는 친구들이 잘 하지 않던 농구에 흥미를 느꼈고, 그때부터 농구공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농구는 하면 할수록 더욱 매력적이었다. 드리블, 슛, 패스 등 다양한 기술을 익히면서 끝없는 도전을 즐길 수 있었고, 쉽게 질리지 않았다. 집에서 농구 경기를 볼 때면 가슴 깊은 곳에서 열정이 솟구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곧바로 공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농구 골대가 있던 교회 앞마당은 나만의 연습장이었다. 여름에도, 겨울에도, 묵묵히 슛을 던지고 드리블을 연습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땐 농구가 그저 너무 좋았다. 키가 작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가드 포지션을 맡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싫지는 않았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이끄는 걸 좋아했던 나에게 포인트가드는 매력적인 역할이었다. 경기 흐름을 조율하고 팀원들을 연결하는 포인트가드는 단순한 패스맨이 아니라 팀의 리더였다.
특히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포인트가드의 화려한 드리블과 패스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내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백인 가드 스티브 내쉬였다.
캐나다에서 온 꿈나무
스티븐 존 내쉬(Stephen John Nash)는 1974년 2월 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의 가족은 곧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던 내쉬는 축구와 하키에도 소질이 있었지만, 결국 농구를 선택했다. 농구를 하기에는 작은 체격이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빠르고 영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대학에서 농구를 하고 싶었지만, 당시 그의 실력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샌타클래라 대학이 그의 가능성을 알아봤고, 그는 NCAA 무대에서 점차 실력을 키워나갔다. 특히 1993년 NCAA 토너먼트에서 강호 애리조나 대학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NBA 입성과 성장
1996년 NBA 드래프트에서 피닉스 선즈는 1라운드 15순위로 내쉬를 지명했다. 하지만 초반에는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피닉스에는 제이슨 키드와 케빈 존슨이라는 쟁쟁한 가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댈러스 매버릭스로 트레이드되었고, 이곳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댈러스에서 내쉬는 더크 노비츠키, 마이클 핀리와 함께 강력한 공격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빠른 패스와 정확한 슈팅 능력을 갖춘 그는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챔피언십과는 거리가 멀었고, 2004년 그는 다시 피닉스로 돌아오게 된다.
7초 이하의 혁명
피닉스 선즈로 복귀한 내쉬는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함께 NBA 역사를 바꿔놓는다. 당시 피닉스는 '7초 이하의 공격(Seven Seconds or Less)'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고, 내쉬는 이 시스템의 핵심이었다. 그의 리딩 능력과 속공 운영 능력은 NBA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바로 그 유명한 Run and Gun!
그 결과, 내쉬는 2005년과 2006년 두 시즌 연속으로 MVP를 수상했다. 183cm의 비교적 작은 키로 NBA MVP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고, 이는 그의 경기 운영 능력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증명하는 사례였다. 피닉스는 빠르고 유기적인 팀 플레이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아쉽게도 우승 반지는 끼지 못했다.
마지막 도전과 은퇴
2012년, 우승을 향한 열망을 안고 그는 LA 레이커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부상과의 싸움이 시작되었고,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2015년 은퇴를 선언했다. 비록 그는 챔피언십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수많은 포인트가드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NB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은퇴 후에는 농구 지도자로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 브루클린 네츠의 감독을 맡으며 또 한 번 도전을 이어갔지만, 감독으로서의 성적은 선수 시절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농구를 사랑하며, 후배들에게 자신의 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코트 위의 마법사, 영원히 기억될 이름
스티브 내쉬는 단순한 선수 그 이상이었다. 그는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기량과 지능적인 플레이로 NBA를 지배한 전설적인 포인트가드였다. 비록 우승 반지는 없지만,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 철학은 지금도 많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가 보여준 창의성과 패스 센스,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은 농구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는 진정한 농구 코트 위의 마법사였다. 나의 영원한 히어로 스티브내쉬! 그의 플레이를 youtube로 확인해보면 여러분도 그에게 빠질 거라 확신한다.